안녕하세요. 선현우입니다. 한글날 연휴 잘 보내셨나요? 100주년이라 그런지 올해 한글날 주간은 정말 어느 해보다 떠들썩했던 것 같습니다. 광화문에서도, 온라인에서도, 대학 캠퍼스에서도, 해외 세종학당에서도 한글과 한국어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몇 달 치 소식을 한꺼번에 정리해 드렸는데요. 이번엔 한글날 전후로 한 2주 동안의 소식을 정리해 봤습니다.
먼저 저희 팀 소식부터 전해 드릴게요. 지난 뉴스레터에서 소개해 드린 한글 타자 게임은 벌써 지금까지 3만 명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글날 당일에는 학습자들과 함께 만나는 모임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번에는 저희가 을지로에 새롭게 준비한 공간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해서 특별했습니다. 새로운 공간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거예요!

TTMIK으로 한국어를 배운 학습자들과 함께
한글날을 기념하며 다녀온 행사들
저희 자체 행사 외에도, 한글날을 기념하는 다른 좋은 자리들에도 초대 받아 다녀왔습니다. 고려대학교의 한국어 센터 설립 40주년 기념 주간에 방문해서 학생들 대상으로 특강도 진행했고,

고려대학교 한국어센터 40주년 기념 행사에서 특강 마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한글날 기념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참여하고 왔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글날 100년의 이정표’ 학술대회

옥스퍼드 대학교의 조지은 교수님과
KBS World의 라디오 프로그램 Korea 24의 한글날 특집 에피소드(10/8)에도 출연했습니다.

Korea 24 진행자 Andrew Jeong과 함께
뜻깊은 자리에 이렇게 초대받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TTMIK이 나아가야 할 길과 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지는 경험들이었습니다.
새로운 소식들
저와 저희 팀 소식을 잔뜩 이야기했으니, 이제 새로운 한국어 관련 뉴스들 소개하겠습니다!
한글날 100주년, 세계가 함께한 한 주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와 쓰기 대회에 올해는 75개국에서 3,715명이 참가했고, 이란과 베트남 세종학당 수강생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으로 초청된 우수 학습자는 357명으로 역대 최다였다고 합니다.
동국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1,500명이 돗자리를 펴고 원고지 앞에 앉아 ‘나와 한국어’라는 주제로 글을 썼습니다. 사진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사입니다.
한편 국내 첫 한글문화도시인 세종시가 한글 전담 부서를 1년 만에 팀 단위로 축소한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한국어 능력이 비자의 기준이 됩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TOPIK 개편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법무부에서도 큰 발표가 나왔습니다. 유학생 비자 제도를 ‘유치’에서 ‘성장’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입니다. TOPIK 4급이나 사회통합프로그램 4단계 정도의 한국어 실력을 갖추면 비자를 받을 때 재정 능력을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존에 있던 800만원~2,000만원 범위의 ‘잔고 증명’ 부분이 완화된 것입니다.) 대신 시간제 취업 허가에는 한국어 요건이 더 강화됩니다.
정리하면, 한국에 오려는 학습자들에게 한국어 실력이 '있으면 좋은 것'에서 '실제로 문을 열어 주는 열쇠'로 바뀌고 있는 셈입니다. 참고로 TOPIK은 2027년에 총 15회 시행될 예정입니다. 시험 일정이 늘어나는 만큼 준비 과정을 도와 달라는 학습자들의 요청도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번 한글날에는 축하 소식만큼이나 한국어 교원들의 목소리도 많이 들렸습니다.
한국어 교원 51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6.5%가 주당 수업 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제한받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15시간이 넘지 않으면 주휴수당이나 연차, 퇴직금을 받을 수 없는데, 수업 준비와 채점, 상담까지 합치면 실제로는 10명 중 8명이 15시간 넘게 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초중학교에서 이주배경 학생을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들도 여러 학교 수업을 합쳐서 15시간 미만으로 맞추는 계약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늘면서 대학 어학당 수입은 3년 사이 3배 넘게 늘어난 곳도 있지만, 강사 처우는 그대로라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이 뉴스레터를 읽으시는 선생님들 중에도 직접 겪고 계신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실제 계약 조건이나 현장에서의 상황은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한국어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 인기를 실제로 교실에서 만들어 가는 분들의 자리도 함께 단단해지고 안정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읽고 쓰기'에서 '말하기'로
학습자 쪽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미국 한인사회의 세대가 바뀌면서 한국학교 수업이 읽기와 쓰기 중심에서 말하기와 듣기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촌 한글학교 미래포럼 학술대회에서는 한글학교가 언어를 가르치는 곳을 넘어 '제3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전교생 2,700여 명 중 한인 학생이 1.5%뿐인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국어 수업을 듣겠다는 학생이 180명이나 몰렸는데, 오히려 반을 줄이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안산의 한 학교에서 운영하는 이주배경 학생을 위한 ‘70일 한국어 교실'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공부를 못하는 게 아니라 한국말을 몰랐을 뿐"이라는 제목이 모든 걸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수업에서 참고하기 좋은 소재들
한글이 곧 '한국산' 인증 마크: 오리온이 해외에서 파는 과자 포장에 한글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 감자 스낵에 '찍먹'이라고 적혀 있다니, 학습자들과 '이 단어는 무슨 뜻일까?' 하고 이야기 나누기 좋을 것 같습니다.
해외 게임 10편 중 6편이 한국어 지원: 자막을 넘어 한국어 더빙까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학습자들에게 좋은 학습 자료가 될 수 있겠네요.
한국어 잘하는 법? 핵심은 '눈치': 6개 국어를 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통역사 '안쌤'의 인터뷰입니다. 마침 인도네시아 대학생도 "한국어는 눈치로 먹고사는 언어 같다"고 했다는데, 두 기사를 같이 읽어 보면 재미있습니다.
한글에 띄어쓰기를 들여온 사람은?: 한글 띄어쓰기에 기여한 미국인 헐버트에 대한 영문 기사입니다. 영어권 학습자들과 함께 읽기 좋습니다.
'한글 간판이 더 세련됐다'는 20대가 74%: 일상에서 외국어 표기가 불편하다는 사람이 87%였다고 합니다. 중고급 학습자와 외래어와 외국어 표기에 대해 토론해 보기 좋은 주제입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내용이 유용했다면 주변 선생님들께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